잘 때 손저림? 흉곽출구증후군에 대한 모든 것

잠자리에 들 때마다 혹은 깊은 잠 속에서 갑자기 손끝이 찌릿하거나 저릿한 느낌에 화들짝 놀라 깨어난 경험, 혹시 있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잠깐 혈액순환이 안 됐나?' 하고 가볍게 넘기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우리 몸이 보내는 심상치 않은 신호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반복적인 손저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흉곽출구증후군(Thoracic Outlet Syndrome, TOS)**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흉곽출구증후군이란 무엇일까요? 목과 어깨 사이의 숨겨진 압박

흉곽출구증후군은 목과 어깨 사이의 좁은 공간, 즉 흉곽 출구라는 부위에서 팔로 이어지는 주요 신경, 동맥, 정맥 다발이 압박을 받아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 부위는 쇄골 아래, 첫 번째 갈비뼈 위쪽에 위치하며, 팔과 손으로 향하는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합니다.

잘못된 자세, 반복적인 팔 사용, 근육 불균형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이 좁은 공간이 더욱 좁아지면서 신경과 혈관이 눌려 통증, 저림, 감각 이상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게 됩니다.

2. 이런 증상이 있다면 흉곽출구증후군을 의심해 보세요!

단순한 손저림으로 간과하기 쉬운 흉곽출구증후군은 다음과 같은 특징적인 증상들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 잘 때 손저림: 특히 **네 번째, 다섯 번째 손가락(약지와 새끼손가락)**에 찌릿하거나 저린 느낌이 심하게 나타난다면 흉곽출구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 팔을 들고 있을 때 통증 또는 저림: 머리 위로 팔을 올리거나 오랫동안 팔을 사용했을 때 통증이나 저림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빨래를 널거나 높은 곳의 물건을 잡을 때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어깨, 팔, 손까지 뻗치는 방사통: 목이나 어깨에서 시작된 통증이 팔을 따라 손까지 내려오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손이 차갑거나 붓는 느낌: 혈관 압박으로 인해 손이 차갑게 느껴지거나 붓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 섬세한 손동작의 어려움: 젓가락질, 글쓰기, 단추 잠그기 등 정교한 손동작이 이전보다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3. 헷갈리지 마세요! 흉곽출구증후군과 목디스크의 차이점

흉곽출구증후군은 증상이 목디스크와 매우 유사하여 오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질환 모두 목, 어깨, 팔, 손의 통증 및 저림을 유발하지만, 증상의 분포와 원인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특징	흉곽출구증후군 (Thoracic Outlet Syndrome)	목디스크 (Cervical Disc Herniation)
주요 압박 부위	목과 어깨 사이 흉곽 출구	목뼈 사이의 디스크
증상 분포	주로 약지, 소지 (4, 5번째 손가락)	주로 엄지, 검지 (1, 2번째 손가락)
영상 검사 결과	MRI 등에서 이상이 없을 수 있음	MRI 등에서 디스크 탈출 확인 가능
유발 요인	자세 불량, 반복적인 팔 사용, 근육 불균형 등	퇴행성 변화, 외상, 잘못된 자세 등

목디스크는 주로 목에서 시작되어 어깨, 팔을 거쳐 엄지손가락 쪽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흉곽출구증후군은 약지나 소지와 같이 다른 신경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감별 진단이 중요합니다.

4. 흉곽출구증후군은 왜 생기는 걸까요? 다양한 원인 분석

흉곽출구증후군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며,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장시간 컴퓨터 및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거북목 자세: 구부정한 자세는 목과 어깨 근육을 긴장시키고 흉곽 출구를 좁게 만들어 신경과 혈관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 팔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 미용사, 정비사, 요리사, 운동선수 등 반복적으로 팔을 들거나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 운동이나 외상 후 근육 불균형: 과도한 운동이나 갑작스러운 외상으로 인해 목, 어깨 주변 근육의 불균형이 발생하여 흉곽 출구를 압박할 수 있습니다.
• 선천적인 갈비뼈 구조 이상: 드물게 첫 번째 갈비뼈의 모양 이상이나 추가적인 갈비뼈(경추 늑골)가 존재하는 경우 흉곽 출구를 좁게 만들어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5. 어떻게 진단할까요? 꼼꼼한 이학적 검사가 핵심

흉곽출구증후군의 진단은 주로 영상 검사보다는 이학적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전문의는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청취하고, 특정 동작을 수행하도록 하여 신경이나 혈관 압박 여부를 확인합니다.

대표적인 검사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Roos 테스트 (Roos Test): 양팔을 90도로 들어 올린 후, 팔꿈치를 90도로 굽히고 손을 폈다가 쥐는 동작을 3분간 반복합니다. 이때 팔이나 손에 통증, 저림, 피로감이 심하게 나타나면 양성 반응으로 흉곽출구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 적외선 체열 촬영 (IR Thermography): 혈류 장애가 있는 부위의 체온 변화를 감지하여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X-ray, 근전도 검사, 초음파, MRI: 다른 질환과의 감별 진단을 위해 필요에 따라 이러한 영상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목디스크와의 감별에 중요합니다.

6. 흉곽출구증후군,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흉곽출구증후군의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원인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비수술적 치료:

대부분의 경우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자세 교정: 거북목 교정, 어깨를 활짝 펴는 자세, 굽은 등을 펴는 스트레칭 등을 통해 흉곽 출구 공간을 확보합니다.
• 물리치료: 견갑골 안정화 운동, 목과 어깨 주변 근육 스트레칭, 근력 강화 운동 등을 통해 압박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합니다.
• 약물치료: 통증 완화를 위해 진통소염제, 신경통 완화제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근육 이완제나 신경 안정제를 처방하기도 합니다.
• 주사치료: 심한 통증 부위에 국소 마취제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주입하여 통증을 완화하고 염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전사각근 압박이 심한 경우 전사각근에 주사하기도 합니다.

2). 수술적 치료:

비수술적 치료로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심하여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 고려됩니다.

• 전사각근 절제술: 흉곽 출구를 압박하는 전사각근의 일부를 절제하여 공간을 넓혀줍니다.
• 제1늑골 절제술: 첫 번째 갈비뼈가 신경과 혈관을 압박하는 경우, 첫 번째 갈비뼈를 제거하여 압박을 해소합니다.

수술 성공률은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수술 후에도 꾸준한 재활 운동을 통해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 일상생활 속에서 흉곽출구증후군 관리하기

치료와 더불어 생활 속에서의 꾸준한 관리도 증상 완화와 재발 예방에 중요합니다.

• 50분 작업 후 10분 스트레칭: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작업하는 경우, 규칙적인 스트레칭을 통해 목과 어깨 근육의 긴장을 풀어줍니다.
• 모니터는 눈높이에 맞추고, 의자 높이 조절: 바른 자세를 유지하여 목과 어깨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입니다.
• 거북목 예방을 위한 체형 관리: 평소 바른 자세를 의식하고, 거북목 교정 운동을 꾸준히 합니다.
• 심호흡과 어깨 운동 자주 하기: 심호흡은 흉곽을 확장시키고, 어깨 운동은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복되는 손저림, 방치하지 마세요!

흉곽출구증후군은 진단과 치료가 다소 까다로울 수 있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관리를 통해 충분히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자려고 누웠을 때나 자는 도중 반복적으로 손저림이 느껴지거나, 팔을 들 때 통증이 심해지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있다면 단순한 자세 문제로 넘기지 마시고, 반드시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 등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건강한 삶은 작은 관심과 적극적인 대처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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